대중문화

줄다리기의 문화콘텐츠적 가치

mynews-365 2025. 10. 9. 15:28

 

 

 

1.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놀이문화적 가치

놀이 문화로서 줄다리기의 가치는 일상생활에서 공동체적 또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놀이에 오롯이 담겨있다. 줄다리기의 연행 방식에서도 단순히 놀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예를 들어 호남지역에서는 마을 공동 제의인 동제(洞祭)와 함께 연행된다. 동제는 마을 신앙과 풍습을 담고 있어 그 시대의 생활풍습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로서 줄다리기는 조선시대의 농경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놀이를 준비하고 실시하는 동안 이루어지는 다양한 과정들은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풍습과 사상을 이해하는 정보로 활용된다.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줄다리기는 보편적 놀이로서 가치, 놀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 발전 가능한 놀이 문화로서 가치, 공동체놀이 문화로서 가치 등을 놀이문화적 가치로 담고 있다. 실제로 줄다리기는 전국적으로 성행하여 1930년대 전국 161개 지역에서 연행되었고, 현재에도 각 지역에서줄다리기가 실시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줄다리기는 남녀노소가 함께 참여하여 즐기고 마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서 가치가 크다.

2. 집단무의식을 기반으로 한 철학적 가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속놀이는 권위와 주술, 교육, 장식과 같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전통사회에서 놀이는 안녕과 평안을 바라는 그 집단 무의식의 표현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줄다리기는 연점(年占)보다 풍요기원(豐饒祈願)의 의미가 있으며, 애초에 제재기원(除災祈願)의 의미로 출발해서 풍요기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줄다리기의 본연(本然)은 당기는데 있고 줄을 당기는 것은 산신(山神), 수신(水神)을 자기쪽으로 끌어들이는데 있다. 줄은 용의 형태를 따서 만드는 것, 줄다리기 전에 그 줄을 뱀 모양으로 감아 놓은 것, 물에 담갔다가 줄을 만드는 것 등의 사례를 들어 줄은 용신(龍神)의 상징이다. 그래서 줄다리기는 용신왕래(龍神往來)의 신앙적 의식이다. 줄다리기는 최초에 조상신의 강림(降臨)으로부터 줄이 신의 상징이라는 것으로 후퇴하여 다시 단순한 경기형식으로 변호한 것이다.

이로서 놀이는 일종의 벽사, 부적의 역할을 하며 현실적인 가치를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가치로 변환시키거나 반대로 보이지 않는 대상이나 욕망, 생각을 눈에 보이도록 현실화시키는 매개 역할을 한다. 벽사의 기능은 인간이 상상력이 만들어 낸 정신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한국줄당기기의 주술종교적 보편성은 지모신앙과 성행위의 모의를 통한 풍요다산의 기원, 용신신앙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암줄과 숫줄로 표상되는 거대한 성적 결합과 결합 당시의 노골적인 성적 언술, 같은 편에 속한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접촉은 성적 표현 및 교류의 공식화가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해 금압된 일상의 금기를 깨뜨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줄당기기는 집단적 차원에서의 모의 성행위를 통해 해당 집단의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종교적 기제로 보아야한다. 따라서 한국줄다리기는 서구의 신에 바쳐진 놀이’, 풍농(豊農)과 풍어(豊漁)를 빌었다는 것은 유사하나, 제의놀이를 구체화시켜 대동단결하는 구심점을 형성하였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제례 그 자체와 경쟁을 통한 개인의 기량보다 지역사회의 기복이나 대동단결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줄다리기에는 전통사회 우리민족의 집단무의식이 통째로 표현되어 있다. (), (), (), (), (), () 등 줄다리기가 내포한 상징성이야말로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이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런 원초적인 욕망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징체계를 사용해서 표현하지 않는다. , , , , , 귀 등의 상징은 줄다리기 속에 투영된 토속신앙과 불교, 도교의 종교에서 각기 다른 종교적 이념과 철학적 가치를 띤 놀이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3. 관광축제로서 경제적 가치

농사와 관련된 세시와의 결합되어 줄다리기는 세시풍속의 대표적인 놀이었다. 이 행사는 후대로 오면서 대중화되고 신성은 약화되고 유희적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오락성이 강화되는 과정을 겪게 되었다.

줄다리기의 사회문화적 보편성은 축제라는 문화현상 속에서 포착된다. 줄다리기를 준비하기 위해 참여자 모두가 함께 모여 줄을 짜고 짠 줄을 마을 경계로 협력하여 끌고 가며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경합한다. 줄다리기는 승부에 상관없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던 옛 전통을 되살린다. 이런 전통을 외국인들과 타지역관광객들까지 함께하며 무형문화재를 지역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축제의 현대적 기능이 원초적 제의성 보존 기능, 둘째 지역민의 일체감 조성 기능, 셋째 전통문화 보존 기능, 넷째 경제 활성화 기능, 다섯째 관광적 기능이라고 할 때, 이와 같은 축제 기능을 전제로 하여 전통놀이인 줄다리기는 국내외적으로 신명나는 집단 공동체의식으로서 포지셔닝해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독특한 축제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글로컬리즘(glocalism)에 입각하여, 한국의 문화와 전통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줄다리기 축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